2014년 9월 10일 수요일

티맵 추석 연휴9월 8일 역대 최고의 동접 트랙픽 수치 돌파, 분당 12만8916건

티맵 최고의 트래픽 수치 기록 추석 연휴/ 조선일보

-車보다 스마트폰 점검이 우선
예전엔 타이어 공기압 봤는데 지금은 스마트폰 배터리 먼저

-내비 먹통되니 운전자 '패닉'
'김기사' 앱 추석 4시간 다운 "내비 믿다 당황… 사고날수도"

-서비스 상황실은 초비상
한 업체에 하루 175만명 접속 "서버 3배로… 오류발생 대비"

-안내받은 길이 더 밀린다?
내비 이용자 '쏠림 현상' 우려… 업체들 "경로 분산해서 안내"

2만7851명, 3만782명, 3만5515명…. 실시간 내비게이션(이하 내비) 접속자 수가 분(分) 단위로 수천명씩 증가했다. 추석을 쇠고 귀경하려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무더기로 내비를 켜고 있다는 의미였다. 모니터 요원 이규황(23)씨 눈동자가 바빠졌다. 추석 연휴 마지막인 10일 정오, 경기도 판교에 있는 SK플래닛 서비스관제센터 모습이다.

가입자가 1800만명이라는 휴대전화 실시간 내비 '티맵' 상황실은 예상보다 작았다. 16.5㎡(약 5평) 남짓한 방 앞쪽에는 40인치짜리 대형 모니터 6개가 나란히 펼쳐져 있었다. 그 양옆에는 보조 영상을 보여주는 29인치 모니터가 3개씩 걸려 있었다. 책상에 놓인 컴퓨터 모니터까지 모두 20개의 화면이 제각기 번쩍이며 접속자 수치를 새로 그려나갔다. 티맵 관계자들은 추석 연휴 내내 비상근무를 했다. 추석 당일 하루에만 174만8000여명이 이용하면서, 올해 동시 접속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무려 12만8000명이 동시에 티맵을 켜고 목적지를 찍은 순간도 있었다. 이씨는 "추석을 맞아 서버를 3배로 늘려 21만명이 동시에 접속해도 문제가 없었지만, 만에 하나 내비가 다운되거나 시스템 오류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다"고 말했다.

 추석 당일인 8일 오후‘티맵’상황실의 모니터 지도에 전국 차량 정체 상황이 붉은색으로 표시돼 있다(왼쪽). 이날 오후 2시 5분에는‘티맵’사용량이 12만8916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일 오전 5평 남짓한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모니터 20개를 보며 교통 상황과 내비게이션 서비스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오른쪽).
 추석 당일인 8일 오후‘티맵’상황실의 모니터 지도에 전국 차량 정체 상황이 붉은색으로 표시돼 있다(왼쪽). 이날 오후 2시 5분에는‘티맵’사용량이 12만8916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일 오전 5평 남짓한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모니터 20개를 보며 교통 상황과 내비게이션 서비스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오른쪽). /SK플래닛 제공·윤동진 기자
같은 시각, 직장인 고영탁(29)씨는 광주광역시 고향 집을 나섰다. 예전에는 타이어 공기압을 먼저 점검했는데, 지금은 스마트폰 내비를 켜고 스마트폰 배터리가 넉넉한지부터 우선 본다. 지난 명절 때 도로 한가운데서 스마트폰이 꺼졌기 때문이다. 이후 차량용 충전 케이블까지 따로 장만했다. 대신 차 안에 상비(常備)했던 지도책은 처분했다. 고씨는 "갑자기 전화가 걸려오면 스마트폰의 내비가 꺼질 수도 있으니까, 출발하기 전 부모님께 '도착하면 제가 먼저 연락을 드리겠다'고 미리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실시간 내비게이션 가입자 4000만 시대, 명절 때마다 벌어지는 민족 대이동 풍경이 바뀌고 있다. SKT 티맵(가입자 1800만명, 이하 가입자 수), KT 올레내비(1300만명), '김기사'(800만명), LG U플러스 내비(700만명) 등 국내 주요 실시간 내비 업체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동안 한 번이라도 실시간 내비를 사용한 사람은 최소 1000만명이었다. 3인 가족으로 환산하면 3000만명, 전체 인구 60%의 동선을 실시간 내비가 좌우한 것이다.

명절 장거리 운전 필수 품목도 이제는 스마트폰 거치대와 충전 케이블로 바뀌었다. 모르는 길도 일단 내비를 믿고 출발하는 일이 늘었다. 주부 이영숙(57)씨는 "복잡한 귀성길 운전은 남편이 도맡았는데, 올해는 실시간 내비에 익숙한 작은딸이 운전대를 잡았다"면서 "남편은 자기 운전 노하우를 믿는 눈치지만, 나는 내비를 쓸 때 더 빨리 도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실시간 내비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도로 이용 효율이 높아져 기름 소모량은 11.9%, 온실가스 배출량은 12.6% 절감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면 내비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낭패를 보는 일도 생긴다. 갑작스러운 먹통이나 전원 꺼짐 현상이 대표적이다. 실제 역대 최고 교통량(516만대)을 기록한 이번 추석 당일(8일) 길 안내 애플리케이션 '김기사'가 오전 11시 20분부터 약 4시간가량 다운되는 일이 있었다. 직장인 김모(31)씨는 "경기 남양주로 가던 도중에 '김기사'가 먹통이 되면서 고생했다"면서 "내비만 보고 가다가 갑자기 꺼지면 당황한 운전자가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겠더라"고 말했다.

 분(分) 당 트래픽이 가장 많은 날. 추석 연휴 기간 티맵 이용자 수. 티맵과 올레내비 누적 가입자 수.
민족 대이동에 빠질 수 없는 길잡이가 된 스마트폰 실시간 내비게이션의 원리는 무엇일까. 예컨대 추석 연휴 첫날인 9월 6일 오후 7시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가려는 직장인 이모(45)씨. 내비가 예상한 소요 시간이 5시간 10분이라고 치자. 이 수치는 출발 시점의 도로 상황을 반영한 수치일까 아니면 도착 시점에서 본 일종의 미래 값일까. 이교택 SK플래닛 매니저는 "둘 다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그 수치는 지난 10여년간 추석 연휴 첫날 서울~부산 구간의 교통 상황을 분석해 도착 시간을 평균한 값"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절 전에 엔지니어 10여명이 팀을 꾸려 도로 신설 상황, 연휴 일수 등 변수를 감안해서 예측 그래프를 짜놓는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전국 도로를 돌아다니며 실시간 도로 정보를 제공하는 '프루브카' 5만대, 그리고 전국 도로에서 티맵을 사용하는 운전자들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면서 오차를 줄여나간다. 최초에 내비가 1시간으로 안내했더라도 실시간 접속자들이 2시간 걸려 도착했다면 내비게이션에 정체 상황을 반영하는 식이다.

이용자가 폭증하면서 '내비게이션의 역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들 실시간 내비가 안내하는 구간으로 몰려들면, 거기에서 또 다른 쏠림 현상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완기(35·서울 영등포구)씨는 "이번 귀경길에 실시간 내비가 대구 시내를 거쳐 가라고 알려줘서 그렇게 했더니 오히려 그쪽이 더 밀렸다"면서 "다들 내비를 보고 거기로 몰려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을 막으려고 주요 업체들은 분산 안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정체가 있는 구간에서는 목적지까지 가는 다양한 경로를 분산해서 알려줘, 내비에 따른 도로 막힘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원리다. 목적지가 같은 각 운전자에게 경로를 할당하는 원리는 랜덤, 즉 무작위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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